*짧은 애니 4화+일상물
우물우물-
옆에서 그녀가 빵을 먹고 있었다.
"비샤, 지금 먹고 있는 건 뭐야?"
"K빵이에요! 밀가루와 감자가 들어갔죠."
"아니, 그런 건 알고 있는데..."
"넌 아까 나랑 점심 먹었잖아?"
"네, 먹었죠."
"그럼, 그 빵은?"
"간식이에요~"
"간식?"
"요즘 뭘 먹어도 다 맛있어서.."
"아니, 다 맛있어도 한계가 있잖아."
"에에..."
"푸석푸석하고, 퍽퍽하고, 밋밋하기만 한 그 빵이... 넌 맛있다고?"
"네! 씹으면 씹을수록 감칠맛이 나는 게 조금 출출할 때는 참을 수가 없어요~"
"그.. 그런가.."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너라면 어떤 식사가 나오든 즐길 수 있을 것 같네..."
"네?"
"그건 그렇고.."
난 그녀를 위아래로 찬찬히 훑어보았다.
역시 많이 먹으면 가슴이나 엉덩이가 커지는 건가..
"왜 그러세요?"
"아니, 뭐.. 잘 먹는 것이 성장의 비결인가 생각하고 있었어."
그녀는 당황해하면서 가슴을 감쌌다.
"제, 제가 그렇게나 살쪘어요?!"
"그런 소리는 안 했어.."
"사실은 요즘에 옷을 입으면 갑갑해서.."
"오..."
"정말 살을 빼야 하나 고민하고 있어요. 특히 이 와이셔츠를 입을 때 가슴 부분이.. 꽉 껴서 불편해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단추를 하나씩 풀더니 가슴을 보여준다.
"엑!? 자자자잠깐! 살갗은 남에게 쉽게 보여주는 게 아냐!"
"그래도 타냐 씨라면 별로..."
나는 한숨을 쉬었다.
"네 주위에는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들도 많아. 조금은 생각하고 행동해."
"죄송해요.."
그녀는 시무룩한 얼굴로 단추를 잠근다.
"남자들은 얼굴이 멀쩡해도 속은 새까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저런 얼굴이면 주의를 줘도 나쁠 건 없겠지..
"알겠어? 남자는 짐승이라고 생각해!"
"네..."
윽, 버림받은 강아지처럼 축 처져있으면 신경 쓰이잖아..
하아... 정말..
"크흠, 비샤."
"네?"
"머리 좀 숙여봐."
"에? 갑자기 왜.."
"아, 빨리!"
"이, 이렇게요?"
그녀는 우물쭈물하면서도 내 눈높이까지 머리를 내렸다.
"왜 그..읍!"
난 그녀의 얼굴을 붙잡고 입술에 살짝 닿았다 떨어졌다.
그녀는 눈을 감고 미세하게 떨고 있었다. 귀여워..
나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거려, 그녀가 보지 못하도록 끌어안았다.
체격 차이로 내가 안긴 꼴이 됐지만.. 뭐, 됐나..
"나도 짐승이지만 말이지.."
"에잇, 진짜! 놀랬잖아요!"
"하하, 미안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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