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왔어요."
모두가 잠든 새벽.
들려올 대답이 없는 걸 알면서도 습관처럼 내뱉는다.
오늘도 사원들에게 시달리다가 이제 막 퇴근하고 돌아온 유린이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유린을 반겨주는 현관등 말고는 불이 다 꺼진 상태였다.
벽을 더듬어가며 침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설영이 새액새액 숨소리를 내며 곤히 자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이같이 자는 설영의 모습을 보니 유린은 쌓여있던 피로감이 몰려오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설영이 깨지 않도록 조심스레 갈아입을 옷을 챙기고 욕실로 들어가 대충 씻고 나온 유린은 살포시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는 설영을 뒤에서 끌어안았다.
유린이 설영의 등에 얼굴을 파묻고 있을 때 언제 깼는지 설영이 뒤척이면서 유린이 있는 쪽으로 몸을 돌렸다.
"..음? 유린..? 다녀왔어요?"
"……."
잠이 덜 깬 설영은 말을 길게 늘이면서 비몽사몽인 상태로 유린을 바라본다.
"..유린? 왜그래요? 무슨일 있었어요?"
"……."
유린은 말없이 그저 설영을 껴안고만 있었다.
설영은 점점 잠이 깨는 걸 느끼면서 유린의 품에 가만히 안겨있다가 유린을 꼭 안아주면서 등을 쓰다듬어준다.
"이걸로 조금이나마 위로가 됬으면 좋겠어요."
방이 캄캄해서 잘 보이진 않지만 유린의 얼굴에 희미하게 미소가 번진다.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자신을 달래주는 설영을 느끼면서 유린은 편안하게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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