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하면서 망상이 폭주해서 써봤습니다.
물론 백합입니다.
많이 부족한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타는 애교로 봐.주.세.요~♥
딩동댕동- 딩동댕동-
"…헛!"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소리에 잠시 놀러갔던 이성이 재빠르게 되돌아온다.
"으… 내가 언제 졸았지… 후암~"
있는 힘껏 기지개를 켜면서 하품을 한다.
잠시 멍때리다가 몸을 일으켜 매점으로 향하는데 복도에서익숙한 얼굴과 눈이 딱 마주쳤다.
토오사카 린이다.
"아, 하쿠노. 지금 점심먹을거야?"
"응, 그렇긴 한데…"
"마침 잘 됐다. 도시락 만들었는데 같이 먹지 않을래? 그, 그냥 만들다보니 양이 많아져서…"
도시락? 린이 도시락을 만들다니… 예상외의 행동이지만, 별로 놀랍지는 않았다.
말없이 바라보기만 하니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뭐, 뭘 그렇게 쳐다보는 거야.
이렇게 보여도 요리의 지식은 있다고?
뭐어, 지금까지 해본 적은 없었으니까 조금 힘들었지만…
…흥. 네가 싫다면 뭐, 혼자서 먹을테니까. 어쩔래?"
"먹겠습니다. 먹게 해주세요."
요리를 만들어본 적이 없다고 해도, 그 마음은 순수하게 기뻤다.
무엇보다 외로웠던 내게 말을 걸어주고 다독여준 유일한 첫 친구이기도 하고…
그런 배려가 기뻤던 것이다.
"그래, 그럼 먼저 가서 준비하고 있을게. 빨리 교실로 와."
그렇게 말하고 달려가는 린의 뒷모습은 기분탓인지 잘 모르겠지만 조금 기뻐보였다.
처음 만났을 때의 뚱한 표정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지만, 이것이 본래의 솔직한 그녀인걸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자신을 기다리는 린이 있는 교실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드르륵-
"느려! 한참 전에 준비 다 했다고. 빨리 와서 앉아."
화를 내다가도 금새 빙긋 웃는다. 재빠르게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드륵-
그때, 교실 문에서 그림자가 드리워지더니 라니가 들어온다.
"실례합니다. 여기 계셨군요, 하쿠노씨. 도시락이라는 걸 연성해봤습니다. 드셔보시겠습니까?"
라니?!
그녀까지 왜… 대체 무슨 바람이 분걸까?
그녀와는 잠깐 스쳐지나가면서 인사하고 대화를 나눴는데 어느새 친해졌다.
요즘 잘 안보이더니 뭘 하고 있었던 걸까…
"하아? 너, 너 무슨 짓이야!? 어째서 갑자기 나타나는 건데!"
린이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라니에게 화를 내고 있다.
"무슨 짓, 이라고 하셔도… 요리를 하다보니 잔뜩 늘어나서 혼자 먹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하쿠노씨가 생각나서 찾고 있었습니다. …실례가 됐나요?"
무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는 라니.
"'됐나요?'라니, 엄청 실례거든!
애초에 연성은 뭐야? 그거, 먹을 수 있는 거야?"
"…당신이야말로 실례되네요. 분명히 인간이 소화가능한 물질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눈에서 전기가 파직파직 튈 정도로 서로 노려보는 그녀들.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온다.
"자, 둘 다 그만해.
사람이 많으면 더 즐겁잖아. 라니의 도시락에도 흥미가 있고."
"뭐, 뭐어… 확실히 그럴지도. 도시락은 나도 궁금하니까…
좋아. 그 도전, 받아주겠어. 자, 여기 앉아."
"후후.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으으… 뭐야, 그 여유… 너, 그런 캐릭이었어?"
"그건 이쪽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은 좀 더, 합리적인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세 명이 책상을 둘러싸고, 도시락을 펼친다. 아, 물론 난 빵이다.
린의 도시락을 보니, 중화풍이다.
반면에, 라니의 도시락은 이집트풍인 것 같다.
"인간은 씩씩하게 먹어야하는 법입니다. 아아 ―"
라니는 꼬치에 꽂은 저민고기 요리를 입에 들이댄다.
코프타 케밥(kofta kebab)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이집트 요리로 다진 고기에 양파와 갖은 양념을 넣어 소시지같은 형태로 뭉쳐 만든 요리다.
"응, 맛있다."
향, 맛, 씹는 감촉, 모든 것이 일품이다.
"……으그그그"
"아직 더 있습니다."
이번에 내민 건 몇 종류의 콩을 섞어서 넣은 밥요리인데, 코샤리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쉽게 말하자면 이집트식 카레라고 보면 된다.
"이것도 맛있어."
향도 좋고, 맛있는 음식이다.
"………(으득으득으득)"
점차 린의 얼굴이 폭발 직전의 화산처럼 붉어진다.
"자, 이것도 드세요."
이어서 나온 음식은 풋콩 고로케. 타메미야라고 부르는 것 같다.
"오, 이것도 맛있네. 린도 먹어보는 게 어때?"
"필요없어!"
린은 자신의 도시락을 덮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린? 왜 그래…?"
"아무것도 아냐! 배불러서 돌아가는 것뿐이거든!"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씩씩거리며 그대로 교실을 나가버렸다.
왠지 상태가 이상한데…
"……자, 신경쓰지 마시고, 식사를 계속 하죠."
그때, 세이버가 모습을 숨긴채 말을 걸어왔다.
"하여간, 못 봐주겠구나!
연주자여, 지금 그대의 상황은 짐에게 정말로 재미가 없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재미없는 것 이상으로, 구제불능인 점도 있다!
알겠느냐, 혼잣말로 말하마.
그 소녀의 손가락은 상처투성이였다.
아마도 익숙치 않은 요리로 베인 거겠지.
그 마음 씀씀이는 그대에게 향한 것.
그것은 적이긴 하다만, 좋다, 이번만은 도와주도록 하지.
소녀의 심경도 모르면서 무엇이 용자란 말이냐!
쫒아가도록 하거라, 한심한 것!"
"읏- 라니, 미안해!"
세이버의 꾸중을 듣고, 라니에게 미리 사과한 후 교실을 뛰쳐나갔다.
…하지만, 결국 해가 떠있는 동안에 그녀를 찾을 수 없었다.
"하아… 벌써 어두워졌네…"
득- 드륵-
교실로 돌아가 의자에 털썩 앉는다.
점심때, 린에게 신경써주지 못했다. 만나서 사과를 해야 하는데-
문득 옥상에 있을려나… 하는 마음에 몸을 일으켜 옥상으로 향한다.
계단을 오르니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다.
"린! 계속 찾았어."
그녀가 서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너…"
린은 입술을 살짝 벌렸다가 다시 다문다.
"점심시간에 있었던 일은 미안했어."
사과를 받은 린의 얼굴은 여전히 굳어있다. 화가 단단히 난 모양이다.
"………무슨 일로 오셨나요, 키시나미양."
일단 세이버에게 설교를 듣고 느꼈던 감정을 전해주자.
"그…흠!
린의 요리를 무시한 건 아냐.
그런데도 신경써주지 못해서 면목없어.
그리고, 무신경한 소리를 해서 미안해.
앞으로는 더욱 조심할테니까 용서해줬으면 좋겠어-
아니, 용서해주세요.
이제 안 그럴게요. 안 그런다면 안 그럽니다."
마지막에는 생각나는 대로 모든 말을 해서 사과했다.
피식-
에?
한동안 숙였던 고개를 드니 린이 살짝 웃고 있다.
"……반성했어?"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다음엔… 제대로 먹어줄거야?"
"물론이지. 약속할게."
"…어쩔 수 없네- 좋아, 용서해줄게."
"후…다행이다-"
린의 미소를 보고 안심이 됬는지 기운이 빠져버렸다.
"용서해주는 대신에 벌은 받아야겠어."
네? 벌…이요?
린이 내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온다.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질치다가 벽에 막혀버린다.
방심했다…!
린이 웃는 걸 보니 나도 모르게 긴장이 풀렸어!
"버, 벌이라 말씀하시면…?"
"아무래도 괘씸해서 그냥은 못 넘어가겠어."
우왓! 가까워! 숨결이 느껴진다고!
"린? 뭐하…읍-"
밝게 보이던 시야가 린의 손에 의해 차단되어 어두워지고 입술엔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졌다.
입술만 닿았다가 떨어진 것 같은데 온 몸이 데인 것처럼 뜨겁다.
"……"
서로 말없이 쳐다보다 그녀가 먼저 말을 꺼냈다.
"오, 오해하지마! 다른 뜻은 없으니까! 벌을 준 것뿐이라고! 그래, 벌!"
아니, 얼굴은 빨갛게 물들이고 말까지 더듬으면서 말해봐도 전혀 설득력이 없는데…
우물쭈물하는 린을 조용히 안아주며 감사를 전했다.
"고마워."
"바, 바보! 귀에 대고 말하지마!"
귀까지 빨개진 그녀는 내 품에 더욱 파고 들었다.
살짝 고개를 드니 영혼까지 맑아지는 것 같은 푸른 하늘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내일은 서로에게 더욱 행복한 하루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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